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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
CD 1
01. Positivity
02. Obsessions
03. Lonely Girls
04.
Lost In Tv
05. Beautiful Loser
06. Streetlife
07. Astrogirl
08.
Untitled...Morning
09. One Hit To The Body
10. When The Rain Falls
11. You Belong To Me
* Hidden Track (10 minutes after the bonus
track)
감각적이고 퇴폐적인 아름다움에서 인간적인 사운드로 변모한
스웨이드의 최신작 A NEW MORNING
스웨이드가 돌아왔다. 아니, 돌아왔다는 표현은 너무 복고적인지도 모른다. 스웨이드가 활동중지를 선언했던 것도 아니었고, 전작 [Head Music]을 발표한 지 고작 3년이 흘렀을 뿐이다. 하지만 3년이라는 세월은 (그동안 발표했던 싱글의 B-side를 확실하게 모아놓았던 두장짜리 앨범 [Sci-Fi Lullaby](1997)을 제외한다면 네 장의 정규 앨범을 보유한) 밴드에게는 상당한 세월이다. 두 번째 앨범 [Dog Man Star](1994)를 제외하면 발표하는 앨범마다 영국 앨범 차트 1위에 올랐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중견 밴드에게 그 시간은 엄청난 것이다. 그렇다면, 스웨이드가 돌아왔다는 표현은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스웨이드의 음악이 국내에 처음 소개될 무렵 이들의 음악은,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아마도 이 앨범을 집어든 당신에게는 무지한 발언일지도
모르겠지만 밴드의 프론트맨 브렛 앤더슨(Brett Anderson)의 코맹맹이 같은 보컬 스타일과 여기에 뒤따르는 글램록적인 음악과, 성적
정체성에 대한 기묘한 반감은 일반 팬들에게는 거부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좋다. 이것은 아주 사소한 일이며, 지금은 무시해도 좋을 일이다.
스웨이드는 데뷔 앨범을 발표하기 이전부터 모리시(Morrissey)의 스미스(The Smiths)의 해산에 아쉬워하던 영국의 매스컴에 의해
‘차세대 영국록의 미래’로 이미 선언된 상태였으며, 역시 그 호평은 셀프 타이틀 데뷔앨범 [Suede](1993)를 차트 1위에 올려놓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 급격한 상황 변화는 소규모 인디 레이블이었던 ‘Nude’를 메이저 레이블 소니가 전격적으로 배급계약을 체결하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에게 찾아온 최초의 위기는 밴드의 음악을 스미스의 영광에 견주게 만들 수 있었던 모리시 + 자니 마(Johnny Marr)의 조합과
마찬가지로 브렛 앤더슨 + 기타리스트 버나드 버틀러(Bernard Burtler)의 견고한 화학적 결합이 음악적인 갈등으로 빠르게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결국 밴드는 [Dog Man Star]를 끝으로 버나드 버틀러의 탈퇴로 결말을 맺게 되었다. 한창 잘나가던 밴드의 음악적인
핵심 버나드 버틀러를 잃게 된 스웨이드는 17세의 어린 청년 리처드 오크스(Richard Oakes)를 영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그리고 후에
키보디스트 닐 코들링(Neil Codling)까지 영입한 밴드는 "Europe Is Our Playground"를 싱글 차트 3위에 올려놓으면
새 앨범의 시동을 걸었고, 밴드의 세 번째 앨범이 되는 [Coming Up](1996)을 발표하면서 새 라인업으로 레코딩된 첫 음반을 발표했다.
앨범이 발표되기 전에 사전 공개한 첫 번째 싱글 "Trash"는 새 앨범에 대한 색다른 기대를 안겨주었다. 변신이라면 대단한 변신이었다.
글램록적인 성향을 간직하면서도 특유의 콧소리 대신 공격적인 하이톤 보컬과 버나드 버틀러의 기타와 달리 역시 날카로운 기타 사운드로 무장한
리처드의 기타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면서 밴드에게는 새로운 길이 시작된 것 같았다. "Trash"를 포함해 이 앨범에서 커트한 다섯곡의 싱글
"Beautiful Ones", "Saturday Night", "Lazy", 그리고 "Filmstar"까지 모두 싱글차트 10위 안에 올려놓은
것은 버나드 버틀러의 농염한 아름다움을 기대하던 팬들에게는 실망스러웠지만 보컬과 사운드 자체가 변한 새로운 스웨이드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을
끌어들이면서 밴드에게는 첫 번째이자 가장 강렬한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여기에 밴드의 이름을 걸고 벌어졌던 법정소송은 밴드의 두 번째 위기였다.
결국 밴드명을 선점했던 미국 밴드 스웨이드의 승리로 영국의 스웨이드는 밴드명을 London Suede로 바꿔야 했다. 따라서 여전히 스웨이드로
표현하고 있지만 정확한 표현은 런던 스웨이드다.)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으로도 영국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던 밴드는
이듬해 지금까지 발표했던 싱글의 B-side를 모아놓은 앨범 [Sci-Fi Lullabies](1997)를 발표하면서 과거를 정리했고, 2년만에
싱글 "Eletricity"를 앞세운 네 번째 정규앨범 [Head Music]을 발표했다. 그동안 스웨이드의 앨범을 프로듀스했던 Ed
Buller 대신 뉴오더(New Order)와 해피 먼데이스(Happy Mondays), 그리고 U2의 믹싱 엔지니어로 활약한 바 있는 거물
스티브 오스본(Steve Osborne)을 프로듀서로 기용했다. 그의 전력과 유사하게 대폭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받아들인 스웨이드의 새 앨범은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하게 되었지만 예전 작들에 비한다면 반응은 그렇게 열광적이지 못했다.
이 앨범을 발표한 후 무려 3년이 지났다. 밴드에게는 가장 긴 휴식기를 보냈던 스웨이드는 드디어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 음악계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 앨범은 분명히 달랐다. 얼핏 보면 스웨이드가 발표한 앨범 가운데 가장 단순한 느낌을 전해주면서도 그 느낌은 예전 작들과 확실히 다른
어떤 것을 가지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브렛 앤더슨의 생활이 바뀌었기 때문에 전달되는 분위기였다. 앨범이 발표되기 전에 영국 음악신문 NME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브렛은 “[A New Morning]은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제작한 첫 번째 앨범”이라고 밝혔을 정도로 그동안 곡을 만들고
레코딩하고 라이브를 하던 기존 밴드의 모습과 비교해 확실히 달라진 느낌을 전해주는 것이다. 정말 그랬다. 좋게 보면 음악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브렛 앤더슨의 퇴폐적인 매력이 넘쳐나던 스웨이드의 기존 작들에 비한다면 상당히 밋밋하면서도 단순한 곡의 구성과 브렛의 보컬 콧소리를 흥얼거리거나
비음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고음 대신 차분하면서도 경쾌하게 변해 있었다. 말하자면 이 앨범을 통해 브렛이 정말 인간적으로 노래한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다.
첫 번째 싱글로 커트된 "Positivity"의 원숙한 리듬과 얼핏 지나치게 촌스러울 정도로 선명한 “and the
morning is for you / and the air is free / and the birds sing for you / and your
positivity”라는 가사가 주는 그 단순명쾌함으로 시작하는 [A New Morning]은 스웨이드의 새 앨범이 주는 변화를 가장 확실히
보여준다. 이어지는 "Lost In TV"나 어쿠스틱 기타를 배경으로 “나의 애인이 되어주지 않을래?”를 낮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Untitled"와 "...Mornign"의 현실적인 감각은 이 앨범이 가진 사운드의 진정한 핵심이다. 그렇다고 스웨이드의 새 앨범이 완전히
가라앉은 고해성사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싱글로 커트될 예정인 "Obsessions"나 "Beautiful Loser", 앨범에서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띄는 "Streetlife" 등은 이 앨범의 또다른 축이다.
그동안 스웨이드가 발표한 앨범 스타일에 비교하면 이
앨범은 지나치다고 생각할 정도로 차분하다. 그동안 90년대의 영국 록을 이끌어갔던 많은 밴드들이 점점 연약해지는 음악에서 벗어나 좀더 강력한
사운드를 중심으로 하는 기타밴드로 모습을 바꿔나가는 추세에 비한다면, 스웨이드의 모습은 오히려 퇴행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웨이드의 이런
모습이 퇴행이라면, 너무나 사랑스럽다. 하지만 결코 퇴보가 아니다. 스웨이드가 이렇게 인간적인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파격적인
음악실험이다. 그것이 바로 스웨이드가 만났던 ‘새로운 아침’이다. 이 아름다운 음악을 지금 이 시기에 듣는다는 것, 거물의 음악을 제대로 만난
기분이다. 한껏 거만을 떨던 오아시스가 [Heathen Chemistry]에서 보여준 그 인간적인 모습과 함께 스웨이드가 지금 우리앞에 던져놓은
가장 간결하고 진솔한 고백은 정말 아름답다. 3년이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 것은 스웨이드의 음악이 들려주는 선명한 아름다움이 이 앨범이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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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ede (스웨이드) - A New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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